[대선풍향계] 대선의 해 밝았다…출렁인 민심 어디로 향하나
[앵커]
드디어 대선의 해가 밝았습니다.
이제 두 달여 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새 대통령이 선출되는데요.
이번 주 대선풍향계에서는 연초 민심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긴 하나 봅니다. 이재명은 어떻고, 윤석열은 저떻고. 요즘 어딜가나 대화 주제로 대선 후보들이 빠지지 않는데요.
현재 대선 판세, 크게 보면, 한마디로 '안갯속'입니다.
정기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발표하는 두 여론조사 기관의 지난해 마지막 조사를 차례로 보면, 먼저 이재명 후보 지지율 36%, 윤석열 후보 35%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기관에서는 윤석열 후보 40.4%, 이재명 후보 39.7%입니다. 모두 오차 범위 내 접전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짚어볼까요?
여론조사를 보면 기관마다 들쭉 날쭉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개를 동시에 펼쳐놓고 보면 뭐가 맞는 건지, 혼란스러운 분들 많으셨죠.
기관마다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 ARS 자동응답, 그리고 전화면접 조사 방식이 있습니다.
기계가 물어보는 전화를 끝까지 끊지 않는 사람, 아무래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고관여층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사람이 직접 하는 면접방식은 상대적으로 정치 관심이 적어도 끝까지 듣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표본추출 방식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거나, SKT KT U+ 등 통신 3사에서 가상번호를 받거나, 두 가지가 있는데요.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무작위 방식에는 주로 고령층이 쓰는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 가량이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상번호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 진영에 유리한 결론이 나온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고 ARS로 조사하는 결과가, 이재명 후보에게는 가장 불리한 셈인데, 앞서 보신 이 조사가 바로 그런 방식입니다.
추세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분석하려는 민주당, 바로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재명 후보 39%, 윤석열 후보 28%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인 11%p 앞섰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올해 안에 지지율 역전, 이른바 골든크로스를 선언할 수 있을 거란 당내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주겠느냐 정책적 내용이 대단히 빈약한 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직은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인데요. 이재명 후보도 공개적으로 "골든크로스가 아닌 데드크로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지형 변화가 윤석열 후보의 잇단 설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논란,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 등에 실망한 중도층이 돌아선 게 원인인데, 이 이탈층이 이 후보에게 고스란히 모여들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소폭 우세로는 안심하기 어려운 만큼, 각종 정책 행보를 통해 연초부터 박차를 가해 차이를 크게 벌려야 한다는 게 이 후보측의 구상입니다.
넉넉히 앞서 나가다가, 이제 자칫 추격자가 될 수도 있는 윤석열 후보. 지지율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후보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던 것, 바로 강력한 정권 교체 여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 구도에서도 국정 안정론이 45%, 정권심판론이 40%를 기록했다는 조사가 있었는데요.
이런 여론 흐름 읽었겠죠.
최근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는 '삼류 바보', 공수처를 향해선 '미친 사람들'이라는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정권 교체 선봉장으로서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입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얼마 전만 해도 지지율에 '크게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같은 질문에, 중도층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묘한 변화 속에서 국민의힘의 기류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빠져 나간 지지층을 다시 회복하는 노력을 경주하면 충분히 지금 빠져있는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이 후보보다 윤 후보의 지지율 진폭이 훨씬 큰데요.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에 비해, 윤 후보는 각종 위험 요소를 해소한다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 상대적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사람, 바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입니다. 조용히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요.
'비호감' 거대 양당 후보들이 주춤하는 새, 일부 조사에서는 지지율 9.3%, 두 자릿수를 넘볼 정도입니다.
특히 20대 청년 민심이 안 후보로 쏠렸다는 평가인데요.
윤석열 후보는 "정권 교체 열망은 마찬가지다", "큰 차원에서 소통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죠.
민주당 송영길 대표마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몸값이 높아지긴 높아졌나 봅니다. 선거 때마다 출렁이는 '안철수 테마주' 최근 40% 급등 소식 들려오는데요.
하지만 안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반면 양당 정치 타파를 내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지율 5%선을 넘지 못하며, 아직 뚜렷한 상승 동력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돌발 변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이재명 후보는 정책 행보, 특히 문재인 정부와의 부동산 차별화가 얼마나 정권 심판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윤석열 후보는 각종 '리스크 관리'에 성공할지, 그리고 안철수, 심상정 후보는 양강 후보 '비호감'에 등 돌린 민심을 얼마나 받아 안을 수 있을지가 이달말 세밑 지지율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은 정책 하나, 심지어 발언 하나까지도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죠.
선거까지는 이제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동적인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두 달은 강산이 여러 번 바뀌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대선풍향계였습니다. (humi@yn...